술 마시다 담배 한 대? 두경부암 발병 위험 최대 35배
음주와 흡연은 둘 다 암 유발 원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한다면? 암 발병 위험은 훨씬 높아진다. 술을 마시다가 잠시 밖에 나가 담배를 피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암 예방의 측면에서는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습관이다.
음주와 흡연을 함께 했을 때 발병 확률이 높은 암 중 하나가 두경부암이다. 두경부(머리와 목 부위)는 먹고, 말하고, 숨쉴 때 필요한 입, 코, 인두, 후두 등에 생기는 암을 통칭한다. 부위별로 나누면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등으로 불린다.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두경부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5666명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상이 85%를 차지하며, 60대가 30%로 가장 많았다. 전체 두경부암 유병자 수는 4만 6694명으로, 매년 2~3%씩 증가하는 추세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일석 교수는 “흡연자의 구강암 발생률은 남성 흡연자가 비흡연자의 약 2배,여성 흡연자가 비흡연자의 약 3배”라며 “음주력이 있는 경우에도 구강암 발생 확률이 1.7배로 높은데, 술을 많이 마실수록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실수록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함께 했을 때 상승효과가 커져 두경부암 발병률이 35배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6년 ‘유럽역학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1982년부터 2000년까지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 두경부암 환자 1569명과 대조군 3147명을 분석한 결과다. 이 결과에 따르면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하는 사람의 두경부암 위험은 둘 다 하지 않는 사람의 35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암은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구강이나 혀에 보이는 궤양이나 뭉쳐있는 덩이가 관찰되는 경우 구강암이나 설암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이물감, 목소리 변화, 쉰 목소리가 발생한 경우에는 후두암을 의심해야 한다.
두경부암은 목 주위 림프절에 전이되기도 하므로, 목에 동그랗게 만져지는 덩어리가 발견된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