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스트레스가 암 유발...글루코코르티코이드 호르몬 영향
과도한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낮추고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과정에 대한 연구 결과가 해외에서 발표됐다. 미국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미칼러 에기블래드 연구팀이 유방암이 폐로 전이된 쥐 모델 연구를 통해 밝혀낸 것으로 국제 학술지 ‘암세포(Cancer Cell)’에 최근 게재됐다.
해당 연구에서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인체의 스트레스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면역 시스템과 염증 반응에 영향을 준다. 특히 백혈구 중 하나인 호중구의 수와 기능에 직접 영향을 준다.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스트레스 조절을 위해 우리 몸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증가한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체내 균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작용이다. 하지만 수치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면역체계가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
연구팀은 쥐 모델 연구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호중구에 영향을 미쳐 거미줄과 같은 그물망 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그물망 구조는 신체를 암세포 전이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연구팀이 호중구를 제거하고 그물망을 파괴하는 약물을 주입한 뒤 쥐를 스트레스에 노출시켰더니 쥐에서 더 이상 암 전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암이 없는 쥐에서도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노출은 정상 쥐에서도 그물망 구조를 형성해 암 발병 위험을 높였다. 연구를 주도한 미칼러 에기블래드 박사는 “스트레스 조절은 암 치료 및 예방의 중요한 요인”이라며 “스트레스로 인한 체내 그물망 생성을 막을 수 있는 약물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